서울시립대학교 학생회관 지하 리모델링
학생회관이 지어진 35년 전과 비교하면 교육의 방식과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었다. 대학의 중심이자 학생들의 생활공간인 학생회관은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였다. 물리적인 공간은 심각하게 노후화되었을 뿐 아니라 머물거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부재하였다. 동아리방의 문은 굳게 닫혀 폐쇄적공간을 띄고 있었다.
이 건물은 안영배 건축가(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)가 설계하였다. 선배 건축가의 작품을 대하는 자세는 사뭇 진지하고 조심스럽다. 우리는 어렵게 건축가의 작품집을 찾아 준공 당시 사진 몇장을 발견하였고, 이 사진으로부터 현재 덧붙여진 마감재 안쪽으로 숨어있는 옛 흔적들을 추리하였다. 새로운 마감재를 또다시 붙이기 보다는 덜어내기로 하였다. 그 결과, 벽속에 숨어있던 신축당시의 벽돌벽과 두세겹의 바닥재 아래 숨어있던 석재 및 테라조 바닥을 되살릴 수 있었다. 대공간을 만들기 위해 조적벽을 헐어내면서 기존 벽체를 따라 생성되었던 검은 테라조의 선들은 고스란히 노출되고, 옛 벽체의 기억은 그대로 보여진다.
학생회관은 학생들이 외부에서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. 우리는 외부의 마감재인 벽돌을 내부에 적용하면서, 내부를 반 외부화 시키고자 하였다. 공간을 구획하는 벽체는 투명한 유리로 하여 개방감을 확보하고, 폴딩글라스를 활용하여 공간에 가변성을 주었다. 과거의 학생들은 유리창을 거울삼아 여러가지 공연 및 운동을 연습하여 왔다. 우리는 투명성과 반사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그라데이션 반사필름을 활용하여, 유리로 된 벽 일부를 가운데는 반사가 되어 거울처럼 보이고, 그 위와 아래는 투명하여 공간이 확장-연결되도록 하였다.